싱가포르에서 어느 곳이 가장 좋았냐고 물어본다면?

"에스플레네이드 도서관"


싱가포르인들이 어떻게 이 금싸라기 공간에 상업시설이 아닌 도서관을 지을 큰 결심(!)을 했을까 항상 의문이 들게 만들던, 하지만 싱가포르 사는 내내 항상 감사함을 느끼며 갔던 곳.

내가 싱가포르에 오는데 8할 이상의 영향을 끼친 마천루가 만들어내는 근사한 야경. 이 야경을 도서관의 통유리를 통해 공짜로 즐길 수 있으며, (이 야경을 즐길 수 있는 펍에서는 맥주 한 잔이 거의 15,000원이다.) 통유리 근처에는 편안한 소파까지 있다!

                                                              <낮과 밤의 에스플레네이드>


싱가포르의 에스플레네이드가 한국의 예술의 전당 같은 곳이라 언제나 음악, 무용 등의 공연이 열리는 곳인데 그곳에 위치한 도서관이니만큼 예술에 특성화된 도서관이다. 실제로 도서관 안에는 피아노가 있는 퍼포먼스룸과 댄스 연습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있고,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개인 공간도 함께 갖추어져 있다. 도서관 회원은 미리 예약만 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도서관 안에서 자그만 연주회나 낭독회 등이 열리는 활기찬 곳이다. 운이 좋으면 아름다운 연주이고, 가끔은 소음을 듣기도 했다.


싱가포르에서 신기했던 게 도서관 내에 음식과 커피를 파는 카페가 있는 것이었는데 이곳에도 "The GAP Cafe"라는 카페가 있다.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굳이 책을 보지 않더라도 실제로 이곳을 약속 장소로 정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도서관에 대한 노출빈도가 높아지면 도서관에 관심이 없던 사람에게도 그 문턱이 점점 낮아지지 않을까. 아마도 도서관에서 부드러움, 편안함을 느낀 것은 처음이지 싶다. 이곳뿐 아니라 싱가포르의 다른 도서관에서도 다정함을 느꼈다. 한국의 도서관에서는 왠지 모르게 딱딱하고 경직된 느낌을 받았었는데...

<도서관 안에서 찍은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일요일 이른 오후 귀차니즘을 상대로 승리한 나는 이곳의 소파에 편하게 앉아서 책을 읽는다. 앉아서 책 보고 사색할 수 있는 사치를 한껏 부리며 이런 멋진 곳을 배경으로 일요일 오후를 보낼 수 있는 건 분명 큰 행운이었다. 조용히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몇 시간 정도 보내고 나면, 다시 일주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내겐 정말 특별한 도서관이었다.


PS.

1. 싱가포르에서는 도서관에서 자면 사서들이 깨운다. -_-;

2. 에스플레네이드의 옥상에서도 아름다운 야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3. 지하철 에스플레네이드(Esplanade)역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




Posted by 돌아온싱언니